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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테크

돼지감자, 달걀, 커피가 혈당과 콜레스테롤에 미치는 영향 팩트 체크

외국계 제약회사에 13년 동안 근무하다 보니 만성질환이나 약, 건강에 대해 일반인에 비해 조금 더 많은 지식을 갖게 되었다. 그중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갖는 혈당과 콜레스테롤에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에 대한 잘못된 속설이 많아 정리해 보았다.

 

 

 

▶ 돼지감자가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 NO!

 

돼지감자가 당뇨병에 좋다고 알려진 이유는 돼지감자에 많이 포함된 이눌린 성분 때문이다. 돼지감자는 탄수화물의 대부분을 이눌린으로 저장하여 일반감자보다 70배 이상의 이눌린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눌린은 당뇨병의 원인이 되는 인슐린 저항성을 줄여주거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직접적인 효과는 없다.

 

단지, 우리 몸속에는 이눌린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가 없기 때문에 흡수만 잘 되지 않을 뿐이다. 즉, 당뇨병 환자는 혈당을 체크해 보면 먹는 음식에 따라 수치 변화가 큰 편인데, 이눌린은 우리 몸에 흡수되지 않아 돼지감자를 여러 개 먹더라도 혈당이 확 올라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돼지감자는 고칼륨식품(돼지감자 100g 당 칼륨 630mg 포함)이므로 칼륨 배설이 잘 되지 않는 말기 신부전 환자나 고칼륨혈증인 경우 돼지감자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출처: Unsplash

 

▶ 달걀노른자는 콜레스테롤이 높아서 먹으면 안 좋다? NO!  

 

콜레스테롤의 70~80%는 간에서 만들어지고, 나머지 20~30%는 음식으로 소장에서 흡수된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은 식습관보다는 가족력과 같은 개인의 체질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달걀은 하루 권장 콜레스테롤의 70%에 달하는 고콜레스테롤 식품이다. 하지만 우리 몸속에서 음식으로 흡수되는 콜레스테롤 양이 만들어지는 양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정상인이라면 달걀의 콜레스테롤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 단, 고지혈증 환자인 경우에는 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므로 주 2~3회를 초과해 달걀을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콜레스테롤 수치와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질환은 연관성이 크기 때문에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겪은 환자라면 고지혈증 환자와 마찬가지로 달걀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출처: Unsplash

 

▶ 커피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YES!

 

커피의 크레마(거품) 속에 들어있는 카페스테롤 성분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카페스테롤 성분은 제조방법에 의해 쉽게 제거되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드립 커피나 원두커피는 종이 여과지에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 중 카페스테롤이 제거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수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한 믹스 커피도 냉동건조나 열풍건조 제조 과정에서 카페스테롤이 제거된다. 하지만 믹스커피에 들어있는 코코넛유나 팜유로 만들어진 다량의 프림으로 인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 프림이 들어 있지 않은 카누와 같은 인스턴트 블랙커피가 콜레스테롤 수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단, 카페에서 많이 마시는 아메리카노의 에스프레소 추출 방식은 카페스테롤이 걸러지지 않아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그런데 커피와 콜레스테롤 영향을 살펴본 연구들은 사람들이 마시는 하루 평균 커피 1~2잔 수준이 아닌 5~6잔 이상으로 설계된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하루에 한 두 잔정도 커피를 마신다면 콜레스테롤 수치에 미치는 영향은 0.09~0.12mmol/L로 미미한 수준이다.

 

 

건강을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단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으로 이미 진단받은 환자라면 운동과 식단만으로는 조절이 힘들기 때문에 약물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TV나 주변인 이야기를 무조건 맹신하기보다는 나의 몸상태를 정확히 알고 있는 주치의와 꼭 상담하기를 추천한다.